학교에서 날아온 고민
스쿨 Talk
안녕하세요.
교육의 메카 EBS의 청소년 고민 상담 예능 스쿨톡(School Talk)의
진행을 맡은 오상진(Sangjin Oh)입니다.
[MC 오상진(Sangjin Oh)]
오늘 저희와 함께해준 세이(Sei) 씨를 소개합니다.
반갑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위키미키(Weki Meki)의 세이(Sei)입니다.
[위키미키 세이]
네, 그리고 서혜진(Hyejin Seo) 변호사님도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서혜진 변호사입니다.
[변호사 서혜진]
오늘도 지난 스쿨톡 1편에 이어서 함께한 친구들을 소개해야겠죠.
반갑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남원국악예술고등학교에서 2학년에 재학 중인
김한결(Hankyeol Kim)이라고 합니다.
[김한결/ 고등학교 2학년]
안녕하세요.
인천 대중예술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손예린(Yerin Son)이라고 합니다.
[손예린/ 고등학교 2학년]
오늘은요 저희 스쿨톡에 편지 한 통이 도착해 있습니다.
편지부터 읽어보면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EBS 스쿨톡 여러분
지난 방송을 보고 도움을 요청하고자 용기 있게 편지를 보내봅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한 친구를 알게 됐어요.
아바타이기는 하지만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서로 이야기 코드도 맞고 해서 더 친해지게 됐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메타버스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는지...
제가 들어가면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나타나서 내내 따라다니고
메시지를 수백 통씩 남겨놓아서 다 읽지도 못할 정도예요.
제가 다른 아바타를 만나거나 공간을 이동하면 계속 쫓아오고
서성이면서 옆에서 기다리고 무슨 얘기 했냐고 계속 물어보고요
하루는 제가 “좀 불편하다. 그건 좀 아니지 않냐?”라고 했더니
엄청 화를 내더라고요 자기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한다고 말이죠.
제가 좀 오버했나 싶어서
“그런 건 아니다”라고 사과했는데 그 후로 집착이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이것 때문에 탈퇴하기도 아깝고
솔직히 어떻게든 저를 찾아낼 것 같아서 무섭기도 하고요
엄청 스트레스 받고 있어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심각한 고민을 저희에게 털어놔 주셨습니다.
이거를 이제 사회에서 보면 스토킹이라고 하잖아요.
이것도 역시 스토킹으로 봐도 될까요?
네 맞아요.
일단 상대방에게 지속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주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 스토킹이라고 볼 수 있는 사안입니다.
그리고 온라인 스토킹이라고 요즘 얘기를 많이 하는데
메타버스라든지 가상 공간, 온라인을 이용해서 상대방을 괴롭히는 행동을
온라인 스토킹이라고 부르는데요.
과거에는 스토킹이 오프라인에서 누구를 따라다니고 지켜보는
방식으로 많이 일어났다면
지금은 온라인 공간 속에서 스토킹이 일어나는 게
더 일반적인 모습이기도 해요.
일반적으로 스토킹이라는 행위는 어떤 특성을 보이는 걸까요?
[Q. 스토킹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왜 스토킹을 하는가?
많은 분들이 ‘그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호감을 가지고 어떤 구애의 마음으로 하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을 많이 하시지만
물론 그런 스토킹도 있고요.
근데 실제로는 이런 감정과는 무관한 동기로 일어나는 스토킹이 많아요.
스토킹 가해자는 사람의 어떤 거절이나 동의의 의사표시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나의 마음만 전달하려고 하는
잘못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게
스토킹 가해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변호사님, 이런 스토킹과 온라인 스토킹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Q. 스토킹과 온라인 스토킹의 상관 관계?]
일단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힌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온라인 스토킹은 휴대전화나 문자메시지, 이메일, 채팅 등
정보통신망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주변인이나 아는 사람이 아닌 온라인 상의 누구든지
가해자가 될 수 있다 라는 점이 좀 차이가 있어요.
그리고 그 피해가 온라인을 통해서
확산될 수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단순히 온라인 스토킹은 오프라인에서 일어난 스토킹의
온라인 버전으로만 볼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훨씬 더 많은 범죄의 전조 증상이라는 것이 지금 느껴지는데요.
디지털로 연결이 되는 세상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종 폭력입니다.
나아가 신종 범죄라는 생각까지 드는군요.
스토킹이나 온라인 스토킹, 이런 말 들으면
‘나랑 상관없는 얘기 아닐까?’,
‘유명인들이나 연예인들 같은 사람들만 노출되는 피해가 아닐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실제는 아까 그 사연 주인공처럼
평범한 학생들이나 평범한 사람들이
온라인 스토킹의 피해를 많이 당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에요.
그렇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도 스토킹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하니까
잘 상상을 못하시는 분들도 꽤 있으실 것 같습니다.
준비한 영상을 또 보시고요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쫄면
쫄면? 쫄면 진짜 좋아
무슨 쫄면이야
쫄면, 급식에 쫄면 나오는데
아 그래?
혜정(Hyejeong)
너 시험 공부했어?
친구1
아니, 이제 해야 돼
이제 2주 남았나?
그치
그래도 넌 공부 잘하잖아?
에이~ 내가 뭘 잘해?
잘하는 애들 수두룩 빽빽한데
눈빛이 마음에 안 드는데요.
오늘로서 134일째…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바라보는 살벌한 눈빛
이젠 그에게 미안했던 내 마음이 미움으로 바뀌었다.
며칠 전…
혜정
교실에서 얘기하지. 운동장까지 불러내긴…
기훈(Kihoon)
그게
왜? 고민거리라도 있어?
어…
왜 뭔데? 얘기해봐 들어줄게
우리 사귀면 안 돼? 나 너 없이 미칠 것 같아
어?
오늘로써 세 번째 고백
늘 친구로 지내온 나에게 기훈은 마음을 접지 못했다
계속 나만 바라봐. 이젠 무서워
어색하죠.
그러니까
싫다고 말했는데 저건 집착 아니야?
계속 거절은 했군요. 그러니까
싫다고 말은 했다.
너 어제 학원으로 바로 안 가더라.
옆에 같이 있던 그 새끼 누구야?
이제 나 몰래 미행까지 해?
이제 너 막 무서워. 제발 그만 좀 해
그래? 마지막 기회였는데.
넌 내 배려를 거절했어
그리고 기훈이는 마치 응징이라도 하듯
내 신상을 인터넷에 유포하기 시작했다.
유포를 왜 해?
뭐라고?
피시방 안 갈래?
피시방콜?
어? 이거 혜정이 아니야?
뭐야 이게 뭐야?
이거 뽀샵한 것 같은데?
잠깐만
나도 왔어
대박이다.
진짜 뒤에서 이러고 다니네
악의적인 사진을 유포했군요.
헉! 이게 뭐야?
혜정아, 이거 봤어?
왜 무슨 일 있어?
이거 봐봐
이게 뭐야?
이상한 글을 합성을 했네요
내 신상 정보와 허위 사실까지 학교 카페에 올렸고
그런 정보들은 일파만파로 퍼져갔다.
같은 반 친구가 사이버상에 상대방의 개인 정보뿐만 아니라
악의적인 글까지 유포를 한 건데요.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다고 홧김에 이런 일을 저지르는 건
당연히 안 되는 것 같은데요.
근데 홧김에 이렇게 했다고 하기에는 혜정이라는
피해 학생이 겪는 상황이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아요.
끔찍하죠.
‘피해자가 고백을 안 받아줘서 내가 이런 행동을 했다.’
이런 변명은 어디에서도 통하지 않을 변명입니다.
말이 안 됩니다.
심지어 법정에서도 절대 통하지 않을 변명이거든요.
피해자 입장에서 한 번 생각을 해봐야 돼요
이런 사건 같은 경우에는 말이죠.
‘혜정이라면은 어땠을까?’ ‘혜정이 감정이 어땠을까?’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이렇게 행동을 하는 거죠.
게다가 온라인에서 한번 유포된 정보는 삽시간에 퍼지는 것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재생산되잖아요.
온라인에서 어떤 정보가 한 번 유통이 되면
영원한 삭제, 완전한 삭제라는 건 일어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잘못된 정보라든지 사적인 정보 등이
한 번 유출이 되면
삭제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피해자가 이 모든 것을
혼자 짊어져야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됩니다.
학생들도 주변에서 이런 일들을 좀 본 적이 있을까요?
[Q. 주변에 이런 경우가 있는지?]
“얘는 내꺼다!”, “아무도 건드리지 마라!”
등의 글을 올리는 경우도 있어요.
주변 친구들한테?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그 사람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네, 전혀 상관없이
이야, 그거 무서운데요.
장난이라고도 생각하는 경우도 많이 있거든요.
“장난으로 그랬는데 어때?” “얘 내 거야”
이런 거는 전혀 여학생의 동의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하는 행동이잖아요.
장난이 성립하려고 하더라도
서로 즐겁고 재밌어야 되는데
이런 일방적인 행동은 장난이라고 볼 수도 없고
그냥 폭력이죠.
또는 범죄가 될 수도 있는 거구요.
우리 학생들도 이런 영상을 보면서
생각이 좀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사연으로 다시 돌아가 보도록 할게요
변호사님, 이 사연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요?
저는 굉장히 심각해 보이는데요.
분명히 법적인 처벌도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범죄라고 거의 느껴지시죠?
실제로 기훈이의 행동은,
스토킹을 처벌하는 법률이 있거든요.
스토킹 처벌법에 따라서 스토킹 범죄로 처벌될 수 있는 행동이에요.
스토킹 처벌법이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제가 말씀을 드려볼게요
현행 스토킹 처벌법은 스토킹 행위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서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해서
법률에 정해진 다섯 가지 행위 중에 하나의 행위를 하면서
상대방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규정을 하고 있어요.
[법률에 정해진 5가지 스토킹 행위
가.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다. 우편, 전화, 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 말, 부호, 음향, 그림, 영상, 화상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라.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 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 등을 두는 행위
마. 주거 등 또는 그 부근에 놓여져 있는 물건 등을 훼손하는 행위
저 다섯 가지의 요건에 모두 해당해야
스토킹 행위가 될 수 있는 거고요
그리고 이 스토킹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하게 될 경우
그때 비로소 범죄가 되어서 처벌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진짜 싫다고 이야기를 계속 했는데
왜 혜정이한테 문자를 보내고 계속 빤히 쳐다보는지도 너무 이해가 안 돼요
기분 나빠요
세이씨가 말한 내용 중에 또 다른 핵심이 있는데
뭔가 이유 없이 정당한 이유가 전혀 없잖아요.
상대방이 고백을 안 받아줬다는 건
절대로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어요.
혜정이를 계속 지켜보고 미행하고
문자메시지 보내는 행위들은
스토킹 처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스토킹 행위 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문자 내용 중에 ‘너 어제 안 가더라’
는 내용은 미행을 했다는 고백이잖아요.
몰래 지켜봤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남자들끼리 이렇게 잘못된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는 등의 생각은
버려야 되는 겁니다.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는 생각은
스토킹과 관련해 대표적인 잘못된 인식, 우리의 잘못된 통념 중 하나죠.
10번 찍는다는 행위 자체가
스토킹 구성 요건에 들어가는 거잖아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요건에
너무 명확하게 해당하는 거죠.
저는 직접적으로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친구들을 본 적은 있어요.
게임에서 채팅을 통해서 대화 코드도 잘 맞고 해서
만난 친구가 있었는데
상대방이 갑자기 목소리가 듣고 싶다면서
전화번호랑 연락처를 물어봤다고 제가 들었거든요.
근데 친구가 주기 싫다라고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현하면서
계속 가르쳐 달라고 했다고 친구한테서 저는 들었어요.
분명히 개인 정보를 가르쳐주기 싫다고 했는데
계속 가르쳐 달라고 하는 것도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하는 행위라서
너무 무섭고 불쾌했을 것 같아요.
변호사님 저희가 봤던 VCR 영상 이외에도 온라인 스토킹 유형은
또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하네요.
[Q. 온라인 스토킹 행위 소개?]
방금 말씀한 그런 어떤 친구의 사례도
스토킹 행위에 들어가는 걸까요?
네 들어갑니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의 연구 자료에 따라서 제시된
10가지 온라인 스토킹 유형이 있어요.
[온라인스토킹 행위 10가지 유형
공통-온라인 상에서 타인이 나의 허락 없이
-내 개인정보에 접근하여 나의 사생활을 알아내려고 하였다(사생활 알아내기)
-나의 개인정보를 알아내어 저장하였다(개인정보 저장)
-나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나를 사칭하였다(피해자 사칭)
-나의 개인정보를 내가 허락하지 않은 목적으로 사용하였다(허락 범위 외 개인정보 사용)
-나의 개인정보를 다른 범죄에 이용하였다(타 범죄에 개인정보 이용)
-나의 개인정보를 유포하였다(개인정보 유포)
-나의 개인정보를 유포하여 제3자의 범행을 부추겼다
-나의 개인정보와 함께 합성사진이나 성적 모욕 등의 허위정보를 유포하였다
-나와 관련된 허위정보를 임의로 사용하였다
-내가 원하지 않는 글, 이미지, 음향 등을 나에게 보냈다
출처: 한국여성정치연구소]
대표적인 게 개인 정보에 접근해서 사생활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
사생활을 캐는 것
그리고 개인 정보를 취득한 다음에 저장을 해두는 거죠.
그 다음에 개인 정보를 이용해서 타인을 사칭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SNS에 사칭 계정을 만들고
이런 것들이 대표적인 거고요
유의하셔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까 피해자가 겪는 정서적 피해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씀 남겨주셨는데
정서적 피해의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Q. 정서적 피해 유형은?]
피해자가 스토킹 피해로 인해서 겪는 정신적 고통, 불안감 등이
일반적인데요.
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스토킹 피해를 겪고 있지만
실제 일상에서 ‘저 사람도 혹시 나의 사진을 본 건 아닐까?’
‘내 개인 정보를 알고 있는 게 아닐까?’,
‘합성된 그 사진을 저 사람도 보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불안하게 일상을 살아야 되고
누굴 만나든지 간에 그 사람을 의심할 수밖에 없겠죠.
일상에까지 이어지는 이런 심리적인 피해가
가장 큰 온라인 스토킹의 피해라고 볼 수 있어요.
정서적 피해를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스쿨톡이 또 고등학생분들을 위해
야심차게 내용을 준비를 했는데요.
그래서 좀 궁금한 점이 있었습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스토킹 피해 경험에 대한 조사 결과가 있었지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초중고등학생
총 89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인데요.
교제 경험이 있는 그런 친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9% 정도의 청소년들이 ‘친밀한 관계에서 스토킹을 경험한 적이 있다’
라고 답변을 했어요.
꽤 높은 수치네요.
그리고 나이가 더 올라갈수록, 학년이 올라갈수록
피해율이 높게 나타났거든요.
고등학교 2학년 여자 학생 같은 경우는
무려 30 퍼센트 정도가 피해가 있다라고 답을 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스토킹 피해를 당했냐?’라고 물어봤을 때
‘상대방이 나에 대해서 안 좋은 얘기를 계속하고 다니고
소문을 냈다’라는 피해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새로운 연애 관계라든지 새로운 인간관계 맺을 때
방해하고 해롭게 했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어요.
일방적으로 연락하고 찾아오는 학생들의 숫자도
꽤 높은 걸로 봐서
생각했던 것보다 스토킹 피해를 경험한 학생들이 많이 있다는 게
굉장히 놀라운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스쿨톡을 보고 있는 청소년들이
특히나 유의해야 할 것에는 어떤 점들이 있을까요?
[Q. 청소년들이 유의해야할 점은?]
저는 온라인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얘기를 하고
어떤 얘기든지 간에 자유롭게 또래들끼리 얘기하는 건 문제가 되는 게 아니죠.
조심해야 할 것, 유의해야 할 것은
그 사람에게 내 개인 정보를 줘도 괜찮은지,
또는 그 사람이 만나자고 했을 때
실제 오프라인에서도 이 사람을 만나도 되는지에 대해서
신중하게 판단하는 습관을 가지면
피해를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청소년들이 온라인 스토킹이나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입었을 때,
거의 도움 요청을 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거든요.
어른으로서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왜 이걸 혼자서 끌어안고
스스로 계속해서 해결을 하려고 하는 건가요?
결국 온라인 스토킹도 디지털 성범죄와
상당히 중첩적으로 일어나는 특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성폭력 범죄 피해자들이
다른 범죄 피해자들보다 실제로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문제 제기하는 비율이 너무나 많이 낮아요.
아무리 높게 잡아도 10%가 넘지 않는 게
지금의 현실이거든요.
10건 정도가 있으면 한 건 정도가 실제로 수사기관에
신고될까 말까 한 비율을 가지고 있는 거거든요.
이게 왜 이러냐?
신고 절차가 어려운 이유도 있겠지만
피해자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잘못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왜 개인 정보를 그 사람한테 줬어?”,
“사진을 왜 줬어?”,
“네 책임이지,” “그렇게 안 했으면 됐잖아” 라고 말하면서
피해자한테 계속 수치스러운 상황을 강요하고
피해자를 좀 부끄럽게 만드는 사회적인 문화 때문에
피해자들이 문제 제기를 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거죠.
학생들의 입장으로 볼 때 그런 점이 있나요?
[Q. 학생들의 입장은 어떠한지?]
어차피 누군가에게 말을 해도
전혀 해결이 될 것 같은 가능성도 안 보이고
일만 더 커질 것 같아서
전혀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안 생기는 것 같아요.
괜히 일이 커지면 저한테도 피해가 생기니까
말을 못하겠어요.
“공부하라고 보내놨더니
거기서 서로 연락이나 하고...”
(부모님들이) 일단 기본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시니까
이것보다 더 심한 일은 아예 (학생들이) 얘기를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 알면 실망하시겠지?’, 아니면 ‘걱정하시겠지?’
‘혼나겠지?’
이런 모든 생각들이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렵게 만드는 현실적인 요인들이에요.
너무 안타까워요.
유독 피해자들한테 엄격한 것 같네요.
가해자를 더욱더 처벌을 하고
그 사람에게 죄를 물어야 하는데
피해 당한 사람이 오히려 죄의식을 느끼게 되는데
이건 정말 잘못된 것 같습니다.
잘못된 인식도 우리가 한번 돌아봐야 될 필요가 있어요.
청소년들에게 우리가 용기를 주는 어른이 돼야 될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도움 받을 권리가 분명히 있다는 걸
알려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청소년들은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고
또 안전해야 할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문제 제기를 하는 게 어렵다’라고 힘없게 생각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도 안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문제에 대처했으면 좋겠어요.
(세이 씨가) 언니이고 누나이니까 우리 청소년들에게
힘이 될 만한 말씀을 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정확하게
많이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그런 인식들이 많이 확산이 되어야지
손을 내미는 청소년들이 더욱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더욱더 심각해서
범죄 기운이 느껴졌을 때
경찰에 신고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경찰에 신고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보복의 두려움이 있는 것도 현실이거든요.
매일매일 학교에서 지나가는 친구가
언제 나한테 무슨 위해를 가할지 모르는 공포심이 분명히 들 수 있기 때문에
신고가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Q. 신고가 어려울 시 대응 방안?]
경찰서에 가는 게 사실 성인들도 어려운 일이거든요.
청소년들은 더 어렵게 느껴질 거예요.
그래서 이런 범죄의 피해를 입으면
경찰서에 가는 게 원칙적인 모습이기는 하지만요
경찰서에 가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다라고 느껴진다면
이런 상황에서는 디지털 성범죄나 온라인 스토킹 피해를
지원해 주는 기관을 먼저 방문하라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거기에 가게 되면 상담을 받을 수 있고
내가 입은 피해가 어떤 범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지,
신고한다면
누구의 도움을 법률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다 알려줄 수 있거든요.
그리고 내가 입은 피해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고충들도 상담하는 과정을 통해서
치료를 해주는 그런 프로그램들을 다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너무 혼자 있다라는 생각,
혼자 해결하려고 하는 마음보다는
어디든지 내가 갈 수 있는 피해 지원기관을 찾아보고
방문해서 상담하라고 저는 꼭 말씀을 드려요.
당연히 비밀은 지켜줄 수 있는거죠?
그럼요
비밀 유지는 이 상담의 가장 기본 원칙이에요.
경우에 따라서는 피해 지원을 받았다는 내용을
부모님에게 전달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너무 고민하지 않고 일단 기관을 방문하는 게
첫 번째 방법일 것 같습니다.
하나 여쭤보고 싶은 게
혹시 부모님과 함께 가야 하나요?
아니에요.
부모님이 반드시 가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어느 경우는 예를 들어…
“엄마 사인 받아와~”
그런 경우도 있긴 해요.
왜냐하면 우리 청소년들이 법적으로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부모님 사인이) 법률적으로는 반드시 필요한데
과거에는 경찰에 신고함과 동시에 부모님에게 알리는 시스템이
원래 기본적인 원칙이었거든요.
이것 때문에 피해 청소년들이 경찰서에 방문했다가도
이 얘기를 듣고 다 돌아가는 거예요.
혼나니까요.
그래서 경찰에서도 지금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은 특히 디지털 성범죄나 온라인 스토킹,
디지털을 기반으로 활용돼서 일어나는 범죄 같은 경우에는
아동 청소년이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부모님에게 연락을 한다든지
부모님의 동의를 받고 지원해 준다는 원칙이 없습니다.
그래서 마음 편히 가셔도 돼요.
보호자 없이도 상담 되고요
혹시나 “이거 빨리 좀 지워주세요.”라고 삭제 요청도 되나요?
삭제 지원도 됩니다.
내 영상이 불법 촬영물이라든지 아니면 편집된 합성물들이
유포가 되었을 때
디지털 성범죄 지원센터를 방문하시면
삭제 지원도 받을 수 있거든요.
이때는 사실 빨리 움직여야 되겠죠.
하루 동안에 유포될 수 있는 양이 얼마나 많아요?
이런 피해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
바로 삭제 지원할 수 있는 기관을 방문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부분은 또 청소년들이 몰랐을 것 같아요.
보호자 없이도 이런 조치가 가능하다는 걸
꼭 한 번 기억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스쿨톡과 함께 하셨는데 어떠셨어요?
[EBS스쿨톡과 함께한 소감?]
이제 보는 눈이 좀 달라진 것 같고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친구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 있을 때 두려움을 안 느끼고
바로바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모두가 ‘나 스스로는 안전해야 하는 존재다.’
그리고 ‘안전해야 할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다’라는 사실을
항상 마음에 담아두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런 피해가 발생했을 때
‘결코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중요합니다.
생각보다 여러분들의 피해를 회복시켜주기 위해서
도와주는 사람들과 기관이 우리나라에는 많아요
정말 든든합니다.
저희 스쿨톡도 스물네 시간 항상 열려 있으니까요.
언제든지 부담 없이 방문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