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음악]

[흥미로운 음악]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진행을 맡게 된

배우 기은수입니다

- 안녕하세요

- (학생들) 안녕하세요

(은수)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10대들의 찐 이야기

5분 토론 시간인데요

지금부터 들려드릴 사연에는

두 명의 등장인물이 나오는데요

사연을 듣고

여러분이 더 공감이 가는 인물을

골라 주시면 됩니다

[발랄한 음악]

그린과 오렌지는

사귀는 사이입니다

(은수) 사귄 지 벌써 1년이 넘은

학교 내 공식 커플이죠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두 사람은

기념일을 맞이해

네 컷 사진을 찍으러 갔어요

[카메라 셔터 효과음]

찰칵, 찰칵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던 중

[쪽]

그린은 오렌지에게

입을 맞췄습니다

오렌지는 순간 당황했지만

'설마 이걸 선택하겠어?'라고

생각한 오렌지

그런데 그린은

망설임 없이 스킨십 사진을

선택하는 게 아니겠어요?

[침울한 효과음]

말을 할까 말까

고민한 오렌지는

두 컷씩 선택하기로

약속한 상황인지라

별말 없이 사진을 인화해

나눠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그린이

섭섭해할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겠죠?

반면 그린은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밝은 음악]

왠지 모르게 오렌지가

뚱해 보였지만

그린은 이유를 알지 못했죠

오렌지의 기분을

풀어 주고 싶었던 그린

(그린) 오렌지야

사진 진짜 잘 나왔다

SNS에 올리면

우리 좋아요 폭발할 듯?

(은수) 그린의 말에 오렌지는

'내키지 않는데'라며

싫은 기색을 내비쳤어요

그런데 며칠 뒤

[흥미로운 음악]

오렌지가 엄청 화가 났네요?

베프인 퍼플이 사진을 궁금해하자

한 번, 딱 한 번 보여 줬거든요

오렌지는 그린이

SNS에 업로드를 한 게 아닌데

왜 화가 난 걸까요?

그린은 오렌지에게

왜 이토록

서운한 감정이 드는 걸까요?

여러분은 혹시 주변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거나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어느 쪽에 더 마음이 기우는지

모자를 선택해 주세요

[흥미로운 효과음]

우리의 생각이

서로 얼마나 비슷하고 또 다를지

그리고 처음과 무엇이 달라질지

기대되는데요

열린 마음을 가지고

함께 이야기해 볼까요?

[부드러운 음악]

[흥미로운 효과음]

[삑 울리는 효과음]

(학생1) 오렌지가 화가 난 이유가

단순히 사진을 보여 줬다는 데에서

화가 난 게 아니라

그 사진을 보여 주고 싶지 않다는

공유하고 싶지 않다는

오렌지의 의사를

그린이 존중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 오렌지가

화가 난 거라고 생각해

[부드러운 음악]

행동의 결과에 영향을 받는

두 명 모두의

상호 동의가 있어야지

의사를 존중하면서

행동해야 되는 게 아닐까

난 그렇게 생각해

(학생2) 그래도 오렌지가 처음부터

원하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의사를 표현한 게 아니잖아

오렌지가 싫었다면 완전히 '싫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야 하고

그걸 또 완전히 이렇게

SNS에 공개를 한 게 아니라

그냥 친한 친구 한 명한테

보여 준 건데

그 정도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싫다고 제대로

표현을 했어야 되는 거 아니야?

정말로 싫으면?

우리도 사진 잘 나온 거 있으면

친구들한테 보여 주고 하는데

1년도 사귀었고

다른 사람들 다 아는

공식 커플인데

그 정도 자랑을 못 할

그건 아닌 거 같아

네가 말한 그 전제부터

난 좀 잘못됐다고 생각을 하는데

비동의가 없다는 것이

동의라는 뜻이 되는 건 아니잖아

예를 들어서 네가 나한테

때리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지금 너를 때리는 게

정당화되는 건 아닌 거잖아

하지만 우리가 어릴 때부터

계속 배우잖아

완벽한, 이제, 완전히

'싫다', '아니다', 이렇게

분명히 의사 표현을 해 줘야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다라고

우리는 계속해서 배우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확실하게

의사 표현을 하는 게 중요한데

오렌지는 그렇지 않았으니까

나는 오렌지가 그렇게까지

화를 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근데 그거는

다른 사진이 아니라

스킨십 사진이잖아

그래서 아무리

서로 동의가 없는 하에

그런 행동을 하는 거는

난 좀 아니라고 보고

그리고 게다가 사진은 오래 남잖아

이게 말 한마디가 아니라

사진은 이제 기록이 되는 거니까

이 친구들이 나중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나중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이런 스킨십하는 거를

사진으로 남겨 놓는 것 자체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지 않나

나는 생각을 해

(학생1) 동의를 하지 않은

행동인 거잖아

만약에 그린이 이걸

친구한테라도

자랑을 하고 싶었으면

이걸 물어보는 게

사실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

그리고 SNS에

공유하는 것에 대해서

분명한 거부 의사를

표시를 했으니까

그런 거에 대해서

한 번 더 입장을 바꿔서

그 의사를 존중해 줬더라면

이런 갈등이

없었지 않았을까 싶어서 나는

오렌지의 입장이 더 맞는 것 같아

친구들이랑

사진 찍을 때도

매번 동의받고 사진 찍어?

그렇다고 사진을 찍는 거에

동의한다고 해서

사진을 공유하는 거에

동의한다는 건 아니잖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사람들의 웃음]

(학생1) 아, 그리고

가치 카드로 '표현의 자유'를

선택을 했는데

이게 과연 그린이 가지고 있는

표현의 자유라고 할 수 있어?

그러면

그냥 찍었을 때 올리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표현을 했어야지

그, SNS에 올리는 거

절대 안 된다고 그랬잖아

SNS에 올린다는 게 안 된다고 했지

친구한테 공유하는 것조차

안 된다고는 얘기 안 했잖아

그건 이제

포괄적으로 들어가는 거 아니야?

(학생1) '타인에게 보여 주는 게

싫다'라는 의사 표현을 한 거잖아

1대1로 보여 주는 거랑

1대 N으로 보여 주는 거랑은

완전히 다른 거라고 생각하거든

똑같이 타인 아니야?

하지만 그린은 또

오렌지가 또 사랑스럽고

또 좋아하니까

(학생2) 그렇게 행동을 했던 거고

(학생1) 근데 거기에

상대방의 동의가 없다면

나는 그걸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진정한 사랑은

양쪽 모두를

그, 개별의 주체로서 인정을 하고

그 의사를 존중하는 데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

그래도 그린이 악의는 없었고

오렌지를 생각하는 마음보다 살짝

그린이 좋은 감정이

먼저 우선시돼서

(학생3) 그렇게

공유를 한 거 같은데

그래도 오렌지가 너무 냉정해서

그린이 조금 상처받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래서 그린은 앞으로

오렌지를 좀 더 생각하면서

오렌지를 먼저

배려해 줬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어

그래, 나도 그린이

약간 배려가 부족했던 상황인 거는

맞는 거 같아

아무래도 연인 간에 그런 건

좀 중요한 거 같고

(학생2)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학생1) 대화를 많이 해야지

그러니까

[팡파르 효과음]

이런 거에 대해서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은수의 웃음]

두구두구두구두구

[북소리 효과음]

최종 선택의 시간입니다

지금부터 모자를

다시 써 주시길 바랍니다

[밝은 음악]

어?

여러분 모두

오렌지 모자로 바뀌었네요?

[은수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은수의 웃음]

[부드러운 음악]

아무리 연인 사이라고 할지라도

사진을 공유하는 과정에서는

연인 간의 그런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꿔 썼어요

아무리 나쁜 의도가 없더라도

토론을 하고 나니까

동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모자를 바꾸게 되었어요

[부드러운 효과음]